사실혼 재산분할을 준비하다 보면 가장 먼저 막히는 곳이 "상대방 재산이 정확히 얼마인지 모른다"는 점입니다. 함께 살 때 통장 관리를 한쪽이 도맡았거나, 헤어지자는 말이 나온 뒤 상대방이 부동산을 팔려고 내놓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 혼자 재산을 추적하려고 애쓰기보다, 가사소송법이 정해 둔 법원 절차를 먼저 알아두는 편이 현실적입니다. 국가법령정보센터의 가사소송법 현행 조문(2026. 1. 1. 시행)을 기준으로 세 가지를 정리했습니다.
재산명시, 상대방에게 재산목록을 내게 하는 절차
가사소송법 제48조의2에 따르면 가정법원은 재산분할, 부양료, 미성년 자녀의 양육비 청구사건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당사자에게 재산상태를 구체적으로 밝힌 재산목록을 내도록 명할 수 있습니다.
이 명령은 가볍게 넘길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명령을 받은 사람이 정당한 사유 없이 재산목록 제출을 거부하거나 거짓 재산목록을 내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이 됩니다(제67조의3). 그래서 상대방이 "가진 게 없다"고만 말할 때 첫 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는 절차입니다.
재산조회, 목록만으로 부족할 때 기관에 직접 묻는 절차
재산목록을 받아도 빠진 재산이 의심될 수 있습니다. 제48조의3은 재산명시 절차로 낸 재산목록만으로는 사건 해결이 어렵다고 인정되면, 가정법원이 직권으로 또는 당사자의 신청에 따라 당사자 명의의 재산을 조회할 수 있다고 정합니다. 조회에는 그 성질에 반하지 않는 범위에서 민사집행법 제74조가 준용됩니다.
조회를 받은 기관·단체의 장이 정당한 사유 없이 거짓 자료를 내거나 제출을 거부해도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대상입니다(제67조의4). 한편 누구든지 재산조회 결과를 심판 외의 목적으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는 점(제48조의3 제4항)도 함께 기억해 두세요.
순서상 재산조회는 재산명시를 거친 뒤에 쓰는 절차라는 점이 핵심입니다. 처음부터 조회를 신청하기보다 명시 단계에서 어떤 재산이 빠졌는지 정리해 두면 조회 신청 이유를 설명하기 쉬워집니다.
사전처분, 재산을 처분하지 못하게 막아 달라는 요청
상대방이 재산을 팔거나 옮기려 한다면 제62조의 사전처분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가사사건의 소 제기, 심판청구, 조정 신청이 있는 경우 가정법원이나 조정위원회, 조정담당판사는 사건 해결을 위해 특히 필요하다고 인정하면 상대방이나 관계인에게 현상을 바꾸거나 물건을 처분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재산 보존을 위한 처분 등을 할 수 있습니다.
주의할 점도 있습니다. 사전처분은 사건이 법원에 접수된 뒤에 할 수 있고, 처분 자체에 집행력은 없습니다(제62조 제5항). 대신 정당한 이유 없이 처분을 위반하면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고(제67조 제1항), 처분에 대해서는 즉시항고를 할 수 있습니다(제62조 제4항).
세 절차 모두 법원이 "특히 필요하다"거나 "해결이 곤란하다"고 인정해야 한다는 조건이 붙어 있으므로, 상대방 재산에 대해 알고 있는 단서(거래 은행, 부동산 소재지, 직장 등)를 미리 정리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조문 원문은 국가법령정보센터에서 가사소송법을 검색해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를 정리한 것으로 법률 자문이 아닙니다. 구체적인 사안은 변호사나 대한법률구조공단(국번 없이 132) 등 전문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

